대한민국, 제품개발 역량·의료 인프라 등 산업경쟁력 갖춰

● 이달의 인터뷰 – 강성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혁신산업위원회 디지털치료기기 분과장

웰트 강성지 대표

우리나라 역시 과거 의료기기 규제수입국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치료기기는 한국이 임상시험, 허가심사, 시설 및 품질관리·사후관리 등 선제적 규제 수립은 물론 규제를 만들고 관리·운영할 수 있는 전담조직까지 갖춰 글로벌 표준으로 평가받는 규제 수출이 이뤄진다면 전 세계 헬스케어 경제 영토를 충분히 선점할 수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회장 유철욱)는 지난 7월 혁신산업위원회 산하 '디지털 치료기기 분과'를 신설했다.

해당 분과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산업 발전 기반을 조성하고 업계 의견과 건의사항을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나아가 인허가·건강보험 급여등재와 같은 보건의료 제도권 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디지털 치료기기 분과를 이끄는 강성지 웰트 대표는 라포르시안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글로벌 디지털 치료기기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제품 개발 역량과 의료 인프라 등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디지털 치료기기분야에서 선제적이고 합리적인 인허가·보험급여 정책 수립과 제도 시행을 통해 국제표준과 규정을 선도하는 ‘규제수출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성지 분과장이 디지털 치료기기 규제 수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이유는 그만큼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업체들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은 물론 전자·IT 회사들의 하드웨어 기술력과 수준 높은 의료 인프라가 삼박자를 갖춰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아직 명확한 국제표준과 규정이 확정되지 않은 미개척분야인 디지털 치료기기 규제 수립을 위해 규제기관 전담조직을 꾸리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 8월 디지털 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발간한데 이어 지난 2월 의료기기심사부 내 '디지털헬스규제지원과'를 정식 직제로 신설해 신속한 제품화와 시장 진입을 위한 적극적인 규제 지원에 나서고 있다.

강 분과장은 "의료기기 규제는 국민 건강권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요소다. 하지만 역량과 에너지가 부족해 규제 수립을 감당하기 어려운 국가는 다른 나라 규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역시 과거 의료기기 규제수입국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치료기기는 한국이 임상시험, 허가심사, 시설 및 품질관리·사후관리 등 선제적 규제 수립은 물론 규제를 만들고 관리·운영할 수 있는 전담조직까지 갖춰 글로벌 표준으로 평가받는 규제 수출이 이뤄진다면 전 세계 헬스케어 경제 영토를 충분히 선점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치료기기 규제 수출이 현실화되려면 식약처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의 임상적 유용성·비용효과성 등 가치를 인정받아 높은 기술 수준의 제품들이 꾸준히 개발되고 사용되는 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치료기기의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에 대한 가치는 건강보험 급여등재, 즉 수가를 통해 보상받는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구상하고 있는 디지털 치료기기 급여등재 방안은 요양급여 결정신청 대상이 되는 범위를 '의사 처방이 필요한 디지털 치료기기(DTx)'로 한정하고 있다. 이는 임상시험이 필요하고 의사 처방이 이뤄지는 디지털 치료기기는 보험급여를 적용하되 비처방형 제품의 경우 비급여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치료기기의 치료적 위치와 환자 참여 요인 등 불확실성을 고려해 '혁신의료기술 평가트랙'을 우선 적용하고 현장 도입·활용 결과를 토대로 정식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판단이다.

관련해 강성지 디지털 치료기기 분과장은 "디지털 치료기기가 확증임상을 거쳐 식약처 정식 허가를 받더라도 실제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수가 책정이 중요하다. 디지털 치료기기가 기존 치료방식과 비교해 경제성·효과성 측면에서 동등 또는 우위에 있다면 이를 근거로 심평원이 적정수가를 책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 입장에서는 임상시험 등 개발 비용이 보전되고 투자 대비 수익이 발생해야 또 다른 제품 개발이 가능하고 시장 또한 활성화 될 수 있다. 더불어 디지털 치료기기는 특성상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기능 발전이 이뤄지고 유지보수가 필요한 만큼 수가 책정 시점으로부터 사후 재평가를 통해 수가 가산방안이 보상체계에 적극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치료기기 분과는 앞으로 보험급여 등 실질적인 현안에 대한 업계 의견을 모아 공론화하고 이를 심평원 등 유관부처에 건의해 전향적인 지원방안을 이끌어내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라포르시안 정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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